볕과 바람

 

감민경, 노충현, 윤정선

2007. 7. 21 - 8. 31

감민경


“볕과 바람”전시는 자연과 도시 사이에서 보여지고 있는 풍경(風景)에 대한 시선과 태도를 요즈음 회화 작가들이 재현적 접근에서 어떻게 배치하고, 구성하고, 표현하는가를 더듬어 보는 행위이다.  다시 말해 바로 지금 눈앞에 날마다 모습을 달리하는, 살아 있는 경치(活景)를 어떻게 취하고(借景), 득하는(得景)가를 3명의 작가를 통해 가늠해보고자 하는 것이다. 이들은 실재하는 풍경의 위계(位階)로부터 벗어나 있는 태도를 취하여 그려지는 대상으로부터 자신의 존재 위치로 이동시키는 풍경을 재현한다. 그래서 실제의 대상은 없어지고(假景), 그들의 태도의 잔영이 고스란히 텅 빈 공간(캔버스)에 놓이게 되는 것이다.


감민경의 그림은 오랜 시간 동안 물감을 덧칠하여 나타난 색의 층이다. 시간을 두고 그 앞에 서 있다 보면, 그림 속 풍경이 보는 이의 곁으로 흘러 나와 그림의 형상과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게 된다. 실제의 풍경이지만, 그 풍경은 있는 그대로의 자연이 아닌, 작가의 내면 세계로 드러난다.


“건물, 풍경, 지나치는 인물들 때론 반복의 일상에서 나는 무엇을 어떻게 표현해야 하는지, 그림을 그린다는 것을 너무나 힘들어 했던 것 같다. 겹겹이 바르고, 바르다 보면 형상이 구체화 되기도 하고, 어떤 확신으로 바르다 보면 횅한 흔적만 남기도 한다. - 작가 노트 발췌

무한히 펼쳐진 푸른 들과 산, 숲 그리고 구름 낀 하늘을 그린 <낮은..> 이라는 작품 속에서 보는 이의 시점과 위계는 사라져 버린다. 낮은 곳에서 위를 바라본 듯하고, 높은 곳에서 아래를 바라본 듯하며, 가까이에 있는 풍경으로 보이다가도 동시에 저 멀리 펼쳐진 듯이 느껴진다. 멀리서 전체를 응시하면 어둡고 침침한 을씨년스런 분위기를 접하게 되다, 자세히 들여다 보면 미묘한 대기(大氣)의 흐름이 감지된다. 그 흐름 속에 작가의 내적 환영이 반영된다.

노충현 


연극 무대의 배경을 연상케 하는 노충현의 그림은, 보편적인 시각에서 그냥 스치게 되는 빈 공간을 대상으로 하여 낯선 공간을 익숙한 장소로, 익숙한 장소를 낯설어 보이게 한다. 작가는 한 장의 사진을 찍고, 잉크로 프린트한 사진을 보면서 공간을 재구성 한다. 마른 붓에 유화 물감을 묻혀, 역방향으로 붓을 밀어내듯 그린 그림들은 메마른 느낌을 주며, 그림자 묘사가 생략되어 무게감을 덜어 준다. 우리가 늘 익숙하게 혹은 낯설게 보는 장소가 작가의 시점에 의하여 다른 느낌의 공간으로 거듭난다. 이는 2005년의 ‘살풍경’, 2006년의 ‘자리’전에서 전시되었던 작품들과의 공통점이라 할 수 있다. ‘살풍경’ 전에서는 한강공원의 풍경이, ‘자리’ 전에서는 폐장 시간의 동물원의 풍경이 그려졌다. 이번 전시에서는 한강풍경뿐만 아니라 벽에 그려진 풍경이 작품 속에서 재현된다. 이미 벽에 재현된 대상이 다시 캔버스에서 재현되는 것이다. 작가의 관심은 공간의 체험보다는 공간을 주체적으로 바라보는 데에 있다. 이러한 주체적인 의식으로 비어 있는 입체적 공간이 평면 속에 또 다른 공간으로 전환되며, 평면에 그려진 벽화는 다시 평면 안의 공간성을 지니게 된다.

윤정선 


윤정선은 장소와 시간에 대한 인상을 그리움이라는 모티프를 통해, 회색과 단조로운 빛으로 재현한다. 공간의 재현은 작가에게 기억의 회상이다. 공간의 체험에서 오는 주관적인 감정이 그대로 반영된다. 그러나 그 반영은 특수하고 개인적인 동시에, 보편적이며 일반적인 것이다. 그것은 작품 속에 인물이 등장하지 않는다는 것에서도 기인한다. 


인물이 등장하지 않는 공간의 특징과 명암대비가 뚜렷하게 드러나는 색감의 물리적 속성은 캔버스 화면에서 일상적인 공간을 영화의 한 장면처럼 보이게 한다. 서사적인 부분에 대한 상상이 없이도 우리는 비현실적인, 그러면서도 너무 익숙해져서 현실적인, 공간의 이중성을 엿볼 수 있다

 

The Landscape
Min-kyung Kam, Choong-hyun Roh, Jeong-sun Yoon 
23 July- 31 August 

The exhibition, “The Landscape” is a trial to trace how the contemporary painters arrange, form and express their intentions and views about the scenes between nature and city; artificial place. In other words, it’s an attempt to watch how 3 painters choose and obtain the enlivened scenes which change every day. They represent scenes which move the described object to the place where they are through the mental attitude which makes themselves free from the real location of scenes. That’s why real scene disappear in their paintings and the trace of their attitudes and intentions are laid in the empty space; the canvas in full. The realities which are shown by their roving views and attitudes; the nature by Min-Kyung Kam, the empty space by Choong-Hyun Roh and everyday affairs by Jeong-Sun Yoon are interpreted as their own circumstances in the places, those are narratives. Interestingly in the scenes by 3 painters there is no person; character commonly. That’s because characters in the painting are factors which make a point of view recognized strongly and are regarded as social narration, furthermore would interrupt the scenes put through smoothly. Conclusively 3 painters; Min-Kyung Kam, Choong-Hyun Roh and Jeong-Sun Yoon bring the scenes ‘there’ into the mental scenes of their own and create new scenes ‘here’; fantasies. These scenes will arouse people sympathy with the emptiness that develops our sensibility of nature, recalls narration about an everyday occurrence to people’s minds and stirs up boundless imagin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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