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夜行

 

서동욱

2015. 11. 7 - 12. 6

서동욱은 자신이 밤夜을 그려왔다고 말한다. 반짝이는 도시의 불빛들, 몽롱한 밤하늘의 별빛, 헤드라이트의 불빛 속에 갇힌 야생동물처럼 위태로워 보이는 청춘의 초상들. 이 모든 이미지들을 재현하기 위해서는 조명이 필요했고, 다시 말해서 밤 또는 어두운 실내라는 배경을 전제로 했다. 이번 전시에서 보여 지는 가장 극적인 반전은 빛의 사용에 있다. 처음으로 인공조명을 배제하고 태양빛만으로 대상을 묘사하고 있다. 그 대상은 사람이다. 「야행 夜行」은 '밤에 움직이다'는 뜻이다. 그의 신작에서 묘사된 모든 장면이 창문을 통과하여 실내로 스며든 빛으로 표현되었다는 것을 생각하면 전시의 제목은 매우 역설적이다. 왜냐하면 그림의 배경이 모두 낮이기 때문이다. 서동욱은 도시에서 살아가는 젊은이들의 초상을 그렸다. 아침의 눈부신 태양빛에 그들은 눈살을 찌푸리고 회한이 섞인 표정으로 지난밤을 회상하는 듯하다. 그들을 야행자라고 부르기로 한다. 길들여지지 않은 그들의 모습에서 작가는 자신의 모습을 반영하고 투사한다. 그리고 그 투사는 곧 관객들에게로 옮겨갈 것이다. 이것은 그의 인물화가 그 대상이 누구였건 간에 기본적으로 내면적 자화상에서 출발하기 때문이며, 이러한 대상의 주체성의 부재를 통해 잠시나마 관람자가 그 자리를 점할 가능성이 생기기 때문이다. 현실에서 좌절된 욕망은 우리들을 야행으로 이끈다. 욕망이란 결핍된 상태에서만 가능한 에너지이며 그것이 채워지는 순간 우리는 허무감에 빠지곤 한다. 밤이 아름다운 것은 그것이 빛의 결핍에서 오는 낭만성과 두려움이라는 이중적인 모습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좌절된 욕망과 결핍된 현실은 마치 밤의 풍경과 같다. 그리고 해가 지고 어두운 밤이 되어야만 우리는 비로소 밤하늘에 빛나는 별 빛을 바라볼 수 있을 것이다. 이 번 전시에서 작가는 그림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을 통해서 밤을 표현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서동욱의 그림은 마치 잘 짜여진 영화의 미장센처럼 비교적 구체적인 서사를 제공한다. 그림 속의 인물들은 너무나 섬세하고 예민한 감수성을 가지고 있어서 바스락 거리는 얇은 종이처럼 아침햇살에 타서 재가 되어버릴 것만 같다. 그는 실제로 주변 인물을 모델로 사진을 촬영하고 캔버스에 다시 인물을 재현하는데, 촬영 시 영화의 한 장면처럼 모델에게 어떠한 구체적인 디렉션을 주고 모델이 집중하는 감정의 동선을 쫒아간다. 그가 그린 순간의 감정선은 아주 짧은 순간 화살같이 날아와 심장에 꽂히는 느낌이다. 그 순간은 그만이 그릴 수 있는 푼크툼이다. '미묘한 순간의 감정을 회화로 표현한다는 것은 가능할까?'라는 질문을 한다. 과연 그 대상이 회화적 소재인지에 관한 의문도 든다. 하지만 그것이 회화적 소재인가는 중요하지 않다. 그의 회화는 한 편의 시이며 그의 회화는 이러한 질문들과 함께 우리의 감각에 스며든다. 또한 많은 비평가들이 지적하고 작가 스스로도 인정했듯이 우리는 그의 인물화를 나르시즘적 내면의 자화상으로 읽는다. 왜냐하면 그림을 그리는 것이 존재의 불안과 싸우고 자신의 존재를 증명하는 그만의 방식이고 현실에 대응하는 유일한 수단이기 때문이다. 그의 회화는 여전히 감각적이고 센티멘탈하지만 내면적 표현은 한층 깊어진 듯하다.


작가는 회화뿐 아니라 영상을 이용해서 작업한다. 초기 회화의 서사성을 확장을 위해 회화의 보조적 수단으로 영상을 사용했다. 하지만 현재는 각각 독립적으로 사용한다. 이는 그가 회화의 특성 중 하나가 함축성임을 동의했기 때문이다. 또 그는 모든 매체를 통틀어 회화가 작가의 개성을 가장 잘 보여주는 것이라 여기며 이러한 회화의 예술성은 예술가의 고유한 독창적이고 수준 높은 기술로 완성 되는 것이라 여기고 있음을 작가노트에 서술했다. 또 그는 이전 「회화의 기술」 전시 서문에서 회화에 대한 애정을 고백했다. '왜 그림을 그리는 것인가?'라는 질문에 '처음부터 그려왔고 잘 그리기 때문에'라는 담담한 결론을 내렸다. 또 화가로서 깊은 사명감을 가지게 되었다고 한다. 과거 회화는 이미지의 대명사였지만 지금은 이미지를 다루는 하나의 매체일 뿐이다. 작가가 화가이기를 고집하고 선언하는 것은 회화의 특성을 찾아 가겠다는 물음이며 여정이다. 이번 전시에서는 그 물음의 사유와 흔적이 보인다. 그는 회화의 실험을 지속하고 있는 것이다. 화가로서의 지금의 그의 행보 또한 야행이지 않을까.

 

갤러리 소소

 

Dongwook SUH says he has painted the night himself - portraits of youths seemingly as risky as wild animals trapped inside glittering lights in a city, dazzling star lights in the night sky and headlights of cars. He needed lighting to represent all these images, and in other words, had the night or a dark indoor setting as the background as a pre-determined condition. The biggest twist shown through this exhibition lies in the usage of light. He excluded the artificial lighting for the first time, using the sunlight only to describe objects, which are human beings. His <Night ride> means 'moving around at night.' Given that all scenes described in his new work were expressed as light that penetrated inside, the title of the exhibition is fairly paradoxical because the background setting in the painting is the day time without any exceptions. SUH painted portraits of youths living in a city. They seem to frown their eyes due to the shiny sunlight in the morning, and reflect on the night before with mixed reactions on their face. They are also dubbed as 'night riders.' He reflects and projects himself through their untamed facets, and the very projection is to spread to the audience soon. It is because no matter who the people are in the portraits, the starting point is their internal self-portraits, and the absence of subject matters as such leaves a possibility for observers to take the space. Frustrated desire in the reality takes us to a night ride. Desire is an energy that can be borne only when something is lacking, and when that shortcoming is filled up, we fall into nihilism. The night is beautiful because it has dual features of romance and fear resulting from a lack of light. Frustrated desire and deficient reality are analogous to the nightscape. Only with the sunset and the coming of the night can we actually look into the glittering stars in the night sky. Wouldn't he express the night through the characters in his painting in this exhibition.


SUH's paintings provide comparatively specific narratives like mise en scene in an well plotted movie. Characters in his paintings have such sensitive and subtle emotions that they might be burnt into ashes like thin pieces of paper under the morning sunlight. He photographs actual people around him as models and represents them on his canvas, and as he shoots them, he would give them specific directions to the models as if they were in a movie scene and follow the emotional lines of the models. The emotional lines depicted by SUH seem to hit one's heart like a speedily flying arrow. The very moment is the punctum which can be painted by him only. I might ask a question, "Would it be possible to express sentiments of subtle moments into paintings?" I also have a doubt whether the subject matters are picturesque objects, which, in fact, does not matter. His paintings are like poems, and get penetrated into one's senses as these questions are asked. One might interpret his figure paintings as self-portraits of narcissistic mentality, which has been pinpointed by many critics and acknowledged by SUH. It is because the act of painting is his own way of fighting against the existential anxiety and proving his own existence and responding to the reality. His paintings are still sensible and sentimental, but his internal expressions have seemingly become deeper.


He also works with videos let along paintings. He used to tap onto videos as a supplementary means to expand the narrativity of his early paintings, but he uses them separately because he has agreed to the idea that one of the features of paintings is implicitness. He also described in the artist's note that paintings are the best means to showcase artists' artistic individuality among all media, and the artistic value of paintings are completed with the artists' creative and advanced skills. He also confessed on his passion for paintings in the prologue of the previous exhibition titled <Art of Painting>. His answer to a question, "Why do you paint?" was "I have painted from the very beginning and have been good at it," which was a plain feedback. He also said he had a strong commitment as a painter. Paintings in the past were the icon to express images, but now they are just one medium to deal with images. His persistence to painting and declaration as a painter is a question and a journey to explore the features of paintings. In this exhibition, the legacy of such reasoning for the question is visible. He is continuing on with the experiment of paintings. Wouldn't his current artist path be fair to be called a night ride, too.
 

Gallery SoS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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