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p of page

Chung, Seung Un 정승운


정승운은 캔버스를 떠나 조각적 입체 구축이나 설치 개념의 작업을 주로 하는 작가이지만, 근본적으로 캔버스 지향성을 가지고 있다. 그가 자신의 작업의 목표를 공간 속에서 기능하는 ‘벽화’처럼 만들고 싶다는 의도를 가지고 있다는 것은 단적인 예이다. 그가 나무 조형물을 주로 하는 입체 작업들을 제작하는 가운데, 공간에 줄을 매다는 작업 유형을 선보이고 있는데, 이는 캔버스의 최소화된 형태이다. 일견 아무것도 아닌 줄로 보이는 작은 면적 위에 마치 캔버스로 풍경을 그리듯이 세필을 이용하여 다채로운 색상의 조화를 펼쳐 보이는 것이다. 그의 이러한 작품은 형식적으로 최소한의 것으로 보이지만, 실상 기존의 캔버스 작업에서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최대한 펼쳐 놓은 것으로 볼 수 있다._이윤희(미술비평)

Marianne Eigenheer


Marianne Eigenheer’s work series „A Legacy“ is an artistic examination of time focused on the period of Swiss industrial history and her own family history, which is connected to the Swiss craft history of embroidery and lace. Her grandmother had a thriving embroidery business in Lucerne and operated her store despite several interruptions for wars and the Great Depression of the early 20th century until well into the 1950s. Marianne Eigenheer witnessed each step of the technical procedure and its operating process. She experienced much of the transformation, how from small, transparent paper templates finest handicrafts were developed of a quality which is not reproducible today. The artist enlarges the materiality of the raw substance, the source material and thus approaches a not exclusively female, rather bourgeois background, makes this background visible, and displays details that are otherwise not perceivable to the naked eye: Every stitch, every stroke, every mark in the material suddenly shows the personal hand of the embroiderer. They are macro shots of a delicate and idiosyncratic world filled with ornaments and traces. The oversized scans of the cloth and the transparencies of the templates act as a file and renders the otherwise invisibly working people visible. The thousand-fold movement of the hands is suddenly comprehensible, minuscule impulses tell the smallest stories that maintain the sensitivity of this manual labor and retain the „errors“ within a near perfect composition.    Marianne Eigenheer의 연작 <A Legacy>은 스위스의 산업사와 스위스의 자수와 레이스 공예사와 관련된 자신의 가족사에 초점을 둔, 작가적 성찰 작업이다. 그녀의 조모는 스위스 루체른에서 자수 사업이 번창하여, 20세기 초부터 50년대까지 이어진 몇몇 전쟁과 대공황에도 불구하고 매장의 명맥을 이어갔다. Marianne Eigenheer는 자수 공예 기술의 전 기술 및 직조 과정을 지켜보았다. 그 과정에서 큰 변화 공정을 직접 관찰하며, 작고 투명한 종이 템플릿 기반의 공예품이 오늘 날 구현 불가능한 작품성을 토대로 제작되는지를 면면히 볼 수 있었다. 작가는 원재료와 성분의 물질성을 확대하여, 여성으로만 구성되지는 않은 브루주아적(bourgeois) 배경에 접근하여, 배경의 가시성을 높이는 동시에 육안으로는 구분할 수 없는 디테일을 나타낸다. 재료가 지닌 하나 하나의 붓 놀림과 표시점(mark)은 자수 공예인의 손재주를 가감없이 드러낸다. 장식과 흔적으로 가득 한 섬세하고도 기이한 세상에 대한 접사 사진을 연상케 한다. 직물을 확대 처리한 부분과 템플릿의 투명한 부분들은 파일과 같은 기능을 하여, 혹여 안보일 수 있는 작업자들의 모습을 보이도록 한다. 천 여 번에 이르는 손의 움직임을 갑작스럽게 읽을 수 있고, 극소의 자극들은 이와 같은 수작업의 섬세함을 연이어 보여주는 소소한 이야기를 전하며, 거의 완벽한 구성 내에서 수작업의 흔적 과도 같은 ‘오류’를 간직한다. _ Nadine Hahn

Han, Soo-Jung 한수정


한수정은 여성스럽고 여리고 예쁘게만 느껴졌던 꽃을 과장된 확대와 오려내기, 또는 색의 변화를 통해서 남성적이고 강하고 동물성에 가까운 느낌을 강조하여 낯설게 보기를 유도한다. 미술에서 가장 진부하고 흔한 '꽃'이라는 소재로 작업하는 작가는, 새로운 경험이란 새로운 무언가를 찾는 것이기도 하지만, 익숙한 시각을 바꿔 다른 시각으로 낯설게 보기라고 말한다. 즉, 대상이 아니라 자신을 바꾸자고 제안한다.

 

Kim, Hyung Gwan 김형관


김형관 작가는 집-공간-거주의 경험으로 감지해온 삶의 깨달음을 회화의 언어로 탐구하는 화가이다. 한 저명한 철학가가 건축을 사유한 구절을 빌려보자면, 그의 태도는 “건축에 대한 상념을 발견한다거나 혹은 건축함에 규칙을 부여하려는 것이 아니다”(하이데거)에 가깝다. 오히려 그는 거주함으로써 화가로서 자신의 존재와 소명을 깊숙이 파고든다. 이러한 상황은 그 자신이 구축해온 평면의 세계, 즉 회화라는 이차원의 조건에서 충실하게 진행돼 오고 있다. 이번의 개인전 ‘Brush Past'에 앞서 ‘Lighthouse’, ‘Linehouse’, ‘Windows’라 제목 지어진 전시들을 본다면 어렵지 않게 이해할 수 있다. 이쯤에서 질문을 던져본다. 그렇다면 그는 왜 평면의 언어로 건축적 세계를 구축해 보이는가? 혹은 건축적 언어로 평면의 세계를 구축해 보이는가?
그가 작업에서 주목한 것은 물리적 공간으로서의 건축이 아니며 정서적 거주의 상태로서의 건축도 아니다. 여기서 짚어 나가야 할 것은 바로 회화에서 다뤄질 건축의 본질, 즉 ‘건축함’에 대한 것이다. 현실에서 기하학적 형태는 공간의 질서를 간결하게 표명하나, 회화에서의 단순함은 오히려 현실에서 규명될 수 없는 추상적 세계를 담아 보인다. 여기에는 불가능한 다면체 공간, 질서 밖의 공간, 사물의 공간성과 단순화되지 않는 여러 공간의 가능성이 실험된다. 그가 상상해 왔던 공간의 형태는 실제로 살아가면서 실패한 공간, 혹은 불가능한 공간으로 사라졌을 터인데, 이 실현되지 않은 공간이 오히려 ‘건축함’을 질문하며 회화의 언어로 되살아 난 격이다.
‘회화에서의 건축함에 대한 소고’ 중에서. 심소미(독립 큐레이터)

Monika Linhard


Monika Linhards work is concerned with the transformation of everyday items. The 28-part series “Europas Mäntel“ (“European Covers”) is based on the conversion of european daily newspapers. From each European country Monika Linhard uses one relevant newspaper. Her starting point is always the common part of a newspaper from which she extracts the text and picture elements. The result is a grid-like structure which varies due to the layout of the respective newspaper. This remnant is rearranged, folded and bended in an experimental and intuitive process of form-finding. The daily newspaper went through a shift of meaning which caused Monika Linhard to develop the series “Europas Mäntel“. Through her work the artist would like to pay tribute to the heterogeneity of the european countries and the vision of a collective Europe. For the exhibition at gallery SoSo Monika Linhard created a gentle and subtle equation to “Europas Mäntel” by using the cover of the daily newspaper hdgunminnews (하동군민신문).
Monika Linhards의 작품은 일상용품의 변화에 집중한다. 28개의 파트로 나뉜 연작인 <Europas Mäntel (European Covers)>은 유럽의 변형된 일간지 형태를 근간으로 한다. 작가는 각 유럽 국가에 대해 관련 일간지 하나를 사용한다. 그녀 작업의 시작점은 항상 일간지의 종합 섹션이다. 그녀는 이 섹션에서 글귀와 그림을 발췌한다. 그 결과물은 개별 일간지의 배열 별로 다른 격자 무늬의 구조이다. 이 구조는 형태를 발견하려는 작가의 실험적이고 직관적인 과정에서 재배열되고, 접히며, 구부러진다. 일간지는 작가가 꾀하는 의미의 변형 과정을 통해 <Europas Mäntel (European Covers)> 연작으로 탄생한다. 그녀는 작업을 통해 유럽 국가들의 다원성과 집합적 유럽이 지닌 비전을 기리고자 한다. 갤러리 소소 전시회를 위해 그녀는 ‘하동군민신문’의 전면을 사용하여 <Europas Mäntel (European Covers)> 연작에 대한 부드럽고 섬세한 방정식을 만들어 내었다.

 

Carlos Matter


Carlos Matters series „Apotheke“ is the modular based handling of wood panels of a uniform size of 40 cm height and 30 cm width. When he started the series almost 25 years ago he dealt with found objects which often contained the traces of everyday usage. Starting with these given marks he mounted layers of paint and permeated these layers with milling, sawing and grinding machines. This act of multiple addition and removal appears as a thorough exploration into the material to the sculptural form of the unknown. This factor of controlled randomness culminates in his latest works, where he works with glue and paint behind glass. Resulting by a definite compression his pervious approach must be deliberated precisely form the other direction. The multi-layered texture and the image morphology ensure plasticity and strong depth. Next to the constant use of the modular form a carefully distinguished configuration characterises each work. In singularity it leads to a complex and distinct composition, as a series they emphasize and therefore strengthen this quality
.Carlos Matters의 <Apotheke>연작은 40cm 높이와 30cm너비로 같은 사이즈의 나무 판넬을 모듈 형태로 다루고 있다. 거의 25년 전, 그가 이 연작을 시작했을 때, 그는 종종 일상의 흔적을 간직한 물건들을 발견하고는 이러한 오브제로 작업을 하게 되었다. 오브제를 표시 점으로 활용하여 물감을 여러 겹 칠한 후, 절삭, 재봉, 연마 기계로 겹겹이 칠한 물감에 구멍을 내었다. 반복적으로 덧붙이고 제거하는 이러한 행위는 재료에서부터 미지의 조각 형태에 이르는 대상에 대한 철저한 탐색으로 해석된다. 작품에서 나타나는 통제된 임의성은 그의 최근 작품 – 풀과 물감으로 유리 뒷면에 작업 - 에서 절정을 이룬다. 확실한 압축을 통한 투과 방식은 또 다른 방향을 형성하도록 설정되어야 한다. 수 겹의 텍스처와 이미지 모양은 가소성 (可塑性: 외력에 의해 형태가 변한 물체가 외력이 없어져도 원래의 형태로 돌아오지 않는 물질의 성질)과 깊이 감을 나타낸다. 모듈 형태를 지속적으로 사용하는데, 그 옆의 섬세하게 구분된 구성이 각 작품을 특징 지운다. 개별 작품의 형태로는 복합적이고 차별적인 구성 작품을 드러내지만, 연작으로서는 복합적이고 차별적인 구성 작품으로서의 특징을 강조 및 배가한다.

 

Gabi Rets


Gabi Rets first approach to writings, symbols and letters and their semiotic value started in 2007. Back then she formed items out of clay and wood and arranged them in a horizontal line to imply a meaning and to trigger the observers reading reflex. The alienation of the familiar does not culminate in total absurdity: The reference to the Latin script is not denied, the appearance of the elements of language is only fragmentised and transformed. The letters merge into units which are not exact words, but they encrypt information by representing something else. In preparation for the exhibition at gallery SoSo Gabi Rets tried to apply these strategies to the Korean alphabet. The result reveals a symbolic aspect of the Hangul which only can be seen through the eyes of the untaught
Gabi Rets가 처음으로 글쓰기, 상징 및 글자, 이들이 지닌 기호 가치(semiotic value)를 눈 여겨 보던 때는 2007년이었다. 당시 그녀는 점토와 나무를 이용하여 작품을 제작한 후, 작품을 일렬로 배열하여 작품을 읽는 관찰자가 반사 작용을 하도록 의미를 전달하고자 했다. 그녀의 작품에서 익숙함의 상실감은 전적인 모순으로 연결되지 않는다. 다만, 라틴어 글귀를 인용하고 언어의 구성요소를 나타내는 이미지가 분열되고 변형될 뿐이다. 글자들은 정확한 단어를 형성하지는 않지만, 단어가 아닌 제3의 대상을 나타냄으로써 정보를 암호화한다. 갤러리 소소의 전시회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Gabi Rets는 이와 같은 작업 방식을 한글에도 적용하고자 했다. 그녀의 작품은 한글에 무지한 이의 눈으로만 볼 수 있는 한글의 상징성을 담아 낸다.

 

Young W. Song 송영화


Although Young W. Song is not working with a brush or paint she establishes an homage to painting itself. The medium which is normally used to constitute images is depicted itself. Cotton becomes the representation of paint. But it is not only a tribute – by referring to Roy Lichtenstein’s brushstroke it is a parody as well. With the time-consuming act of crochet she denies actuality of spontaneity and exposes
the glorification of gestural expressions. But this is not the only condition questioned by Young W. Song: she enters the realm of western art theory and conceptual thinking without cutting off her Korean heritage. With a delightful lack of effort she casually undermines the rigid binary stereotype of the male genius who is capable to create an autonomous art work in contradiction to the female operator who produces only craftwork for an intended purpose.
송영화는 붓이나 물감으로 작업을 하지 않지만, 장르로서의 회화에 대한 경외심을 표하고 있다. 회화에서 미디어(재료)란 주로 이미지를 표현해 내는 수단이지만 그녀에게 미디어가 곧 작업이다. 그녀의 작업에서 면사는 물감의 자리를 대신하는데- 로이 리히텐슈타인 (Roy Lichtenstein)의 작업 Brushstrockes과 연관지어 보자면-그것은 회화에 대한 오마쥬인 동시에 패러디이기도 하다. 한 땀 한 땀 시간과 공이드는 뜨개질이란 표현방식을 통해 그녀는 현실에 이의를 제기하며 미술에서 신체성의 위대함을 드러내고자 한다. 이외에도 송영화의작업에서 엿볼 수 있는 것은 한국적 뿌리를 버리지 않은채, 서양의 회화 이론과 개념적 사고의 영역과 맞닿아 있다는 점이다.
그녀는 별 노력 없이, 천재성을 가진 남성이 예술을 관장하며 여성작가들은 그에반해 특정한 용도를 띈 공예에 적합하다는 견고하고 이중적인 진부함을 작가는 손쉽게 전복시킨다.

bottom of pa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