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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제 de-title 1993-2016

 

홍명섭

2016. 11. 5 - 12. 4

<Re-call> 

de-tail/re-tail    

“존재의 껍질, 허물은 하나의 생성의 약속이면서 동시에 이탈과 부재의 비유가 될 것이다.”

한지-발 작업은 곤충의 허물(껍질)과도 같이 부서지기 쉬운 연약한 느낌의 재료적 속성이 주는 정서 자체가 작업의 모티브가 되는 셈이기도 하다. 잠자리 날개처럼 부서지기 쉬운데서 도리어 생명의 징후를 한층 엿볼 수 있을지도 모른다. 

세월이 가면서 발껍질 모습들이 오그러들거나 빛 바래가는 사실이  본인의 작업의 범위 안에서 흥미로운 점으로 본다. 

 

발은 대지와 가장 가까이서 대지의 음덕과 수평의 균형으로 몸을 조화롭게 지탱코자 하는 뿌리와 같지만 신체의 어느 부위 형태보다도 익명적이다. 따라서 인종과 숙명, 수난의 기관이라고 할까? 

존재의 껍질, 허물은 또 하나의 생성의 약속이면서 동시에 이탈과 부재의 비유가 될 것이다. 내가 흥미를 갖고 있는 탈바꿈의 껍질로 이탈과 순환, 존재와 부재 사이를 잇는 허물의 느낌은 역시 ‘손’보다는 ‘발’이라는 신체의 모습에서 찾게 된 것이다. 

 

본 작업은 1993년부터 시작하여 1995년 베니스 비엔날레 주최 측 기획전의 하나인 “ASIANA” 전에 초청되었던  것을 정점으로 하여 지금까지도 간헐적으로 제작 발표하고 있다. 이 작업의 형식은 특정한 장소와 더불어 만들어지는 설치 형식으로도 나타났고, 평면 프레임 안과 밖에 부착되어 벽에 설치되는 양식으로도 변모 가능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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