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없이 돌아가는 길》 전시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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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란, 2021, 캔버스에 유채, 53x45.5cm
혼란, 2021, 캔버스에 유채, 53x45.5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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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없이 돌아가는 길》 전시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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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없이 돌아가는 길
​ROUNDABOUT
 
김형관
2021. 11. 27 - 12. 24

       인간은 의심한다. 자신이 보는 것은 진실인가? 보이는 것 너머에 진실이 있는 것은 아닌가? 보이는 것 그대로를 아는 것, 즉 진실로 가정할 때 우린 수많은 오류를 만나게 된다. 그렇기에 보이는 것 너머의 진정한 진실은 인간이 추구하는 정신적 목표가 되어 왔다. 보는 감각을 전제로 한 시각예술에서는 무엇을 보이게 하는 지가 작품의 주제가 된다. 보이는 것을 묘사하다 아는 것을 표현하려 하고, 알지 못하는 혹은 알고 싶은 것을 구현하는 미술의 역사는 마치 세상의 근원, 진실을 밝히는 끝없는 탐구와 같다. 이렇게 미술은 보는 것과 그리는 것 이 두 행위를 통해 탐구를 계속해왔다.

      김형관 작가의 작업은 바로 이 두 행위에 대한 끝없는 실험으로 설명할 수 있다. 그 동안의 작업은 보이는 것, 즉 시각의 원리에 대한 연구를 캔버스에 담는 것이었다. 일련의 검은 회화작업은 눈에 보이는 것에 대한 의심, 보는 것과 인식하는 것 사이에서 보이는 것이 허구일 수 있다는 질문을 던지는 작업이었다. 라이트 하우스 연작에서는 아는 것을 보이게 하는 개념의 시각화를 시도하였다. 3차원 공간의 구현은 눈에 보이는 것 그대로가 아니라 그것이 존재하는 원리에 대한 묘사였다. 이렇게 보는 것을 탐구하고 그것을 그리던 김형관 작가의 작업은 먼 길을 돌아 ‘그리는 것’에 집중하게 되었다. 그는 이제 먼저 그리고 그것을 본다.

      《끝없이 돌아가는 길》은 김형관 작가가 보기에 앞서 그리기를 시도한 작업의 결과물이다. 이를 위해 그는 먼저 대상을 걷어냈다. 어떤 대상을 상정하고 이것을 캔버스에 재현하던 그의 작업 순서는 대상없이 그리는 행위를 먼저 하고 이후 그것을 보는 것으로 변모하였다. 그렇기에 작품은 캔버스에 붓이 닿는 순간 시작된다. 그 시작은 우연히 그어진 검은색 선이기도 하고 캔버스에 넓게 발려진 면이기도 하며 어느새 선택된 색이기도 하다. 그렇게 시작된 작업은 알 수 없는 길로 작가를 인도한다.

      그 길에서 그는 의도를 걷어냈다. 대상이 없어진 그림은 가고자 하는 목적지가 없기에 작업의 흐름은 그 자신도 알지 못하며 내일의 작업 역시 미지의 영역이 된다. 생각 이전에 붓을 들어 그리고, 그 결과를 들여다보다 다시 붓을 들어 그리는 작업은 그리는 행위와 이를 뒤쫓는 보는 행위의 무수한 반복이다. 목적이 없는 이 작업은 캔버스에 순수한 추상의 모습으로 남게 되었다. 이 모든 작업이 완료된 후 그는 형태에 이름을 붙였다. 끝을 알 수 없었던 작업의 길은 추상의 형태에 의미가 생기며 끝이 난다. <품>, <멍>, <혼란> 등 일련의 제목은 결과물에 대한 일종의 감상이다. 그리는 것에서 보는 것으로 작업이 마무리되는 것이다.

      보기에 앞서 그리기 시작한 김형관 작가의 작업은 공교롭게도 길을 닮은 많은 선들을 품고 있다. 쭉 뻗은 직선과 빙글빙글 돌아가는 곡선 사이로 펼쳐지는 형태와 색은 자유롭게 이어지며 비로소 순수한 조형 자체를 보게 만든다. 이렇게 보는 행위로 우리를 이끈 그 길은 눈 앞에 펼쳐진 화면 너머의 무엇인가를 꿈꾸게 한다. 보는 행위를 그리는 것이 뒤쫓고, 그리는 것을 보는 것이 뒤쫓으며 끝없이 이어지는 길. 그것은 보는 것과 그리는 것 사이에서 알 수 없는 어떤 것을 좇으며 나아간 이가 만든 길이다. 그 《끝없이 돌아가는 길》에서 화면 너머를 향해 시선을 보낸다.

 

전희정(갤러리 소소)

      Humans doubt over things. ‘Is what I see real or true?’ and ‘Wouldn’t be there any truth beyond the visible?’ We encounter countless errors when we perceive the visible as they are, that is, assume them to be true. That is why the genuine truth beyond the visible has become a psychological goal pursued by humans. The subject of an artwork is what is made seen in the visual art which is on the premise of the visual sense. The history of art of striving to express what we know in the middle of portraying the visible, and representing what we do not know or what we want to know is analogous to an endless exploration to unearth the source of the world, or the truth. As such, art has continued on its exploration through two acts - seeing and painting.

      Hyung Gwan Kim’s oeuvre can be explained as endless experimentation on the two acts. His works so far have been to convey the visible – i.e., research on the principle of vision – on canvas. His black paintings have been works raising doubts over what is seen by naked eyes, and posing questions that the visible could be illusional between seeing and perceiving things. In his series of LIGHTHOUSE, he tried to visualize the concept of making the known visible. Representation of a three-dimensional space has been portrayal on the principle on the principle where it exists, instead of what is visible per se. His works of exploring the act of seeing and painting it ended up focusing on “painting” after going through distant paths. He now paints first and sees what he painted.

 

      《ROUNDABOUT》 is a result of his work of trying to paint before seeing things. To this end, he took out the objects first. The sequence of his work where he used to decide on objects and represent them on canvas has changed so that he performs the act of painting without any object in mind and then sees it afterwards. That is why his works begin from the moment when his brush touches the canvas. The starting point could be a black line, a broadly painted plane on canvas, or a color that happened to be selected. Works started as such guide the artist into an unknown path.

 

      On the path, he removed his intent. A paintings with no object has no destination to reach, so he does not know where his work would flow, and the work to be painted tomorrow is something of an untapped domain. There is countless repetition of the act of holding a brush – prior to brainstorming – and looking into the outcome, and then holding the brush to paint, and the act of seeing it afterwards. The purpose-free work remains in pure abstraction on canvas. After all of the process is completed, he named it based on its form. The path of his work whose end was unknown comes to an end after some meanings are attached. Such titles as MY HEART, DAZED and CONFUSED refer to how he views the outcome himself. The entire process is completed from painting to seeing.
    

      Works of Hyung Gwan Kim who started painting before seeing things happened to embody many lines resembling paths. Forms and colors unravelling between straight lines and winding curves are freely connected, making the audience to see the pure figures themselves. The path of guiding us towards the act of seeing makes us dream of what might be beyond the canvas in front of us. The endless path where the act of painting following the act of seeing, and vice versa – it is a path made by somebody that moved forward by tracing something unknown between seeing and painting. Eyes are on what is beyond the canvas of 《ROUNDABOUT》.

 

Chun Heejung (Gallery SoS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