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능적으로, 둘》 전시 전경(2022, 더 소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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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능적으로, 둘》 전시 전경(2022, 더 소소)
《본능적으로, 둘》 전시 전경(2022, 더 소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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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현, 회화의 지층 - 라그랑주 포인트, 199?~2022
이인현, 회화의 지층 - 라그랑주 포인트, 199?~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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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능적으로, 둘》 전시 전경(2022, 더 소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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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능적으로, 둘
 
구지언, 김지윤, 김형관, 서제만, 이광호, 이인현

더 소소
2022. 7. 15 - 8. 12

그림의 본능

 

      세 작가는 술잔을 기울이며 세상 만사에 대한 온갖 이야기를 두서없이 주고받는다. 이야기가 무르익다 어느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불러져 선풍적인 인기를 얻었다는 유행가 소식에 이르렀을 때, 전시는 이름을 갖게 되었다. 2010년 헤이리의 갤러리 소소에서 열린 전시 《본능적으로》는 평소 친분이 있던 김형관, 이광호, 이인현 세 작가의 화랑 회동에서 술처럼 물처럼 자연스럽게 기획되었다. 농담처럼 잡은 테마 ‘본능’은 숨쉬고 먹고 배설하는 인간의 신체 부위를 그린 김형관, 만져질 것처럼 생생하게 묘사된 거대한 식빵을 담은 이광호, 캔버스 위에 물감이 스쳐 지나간 흔적으로 화면을 가득 채운 이인현에 의해 가지각색의 회화로 표현되었다. 이 주제 저 주제로 떠다니다 잠시 머문 이야기처럼 이들이 한 전시에서 제각각 펼쳐 놓은 본능의 속내는 무엇이었을까? 12년의 세월을 건너 전시는 둘이라는 이름을 덧붙이고 두배가 된 여섯 명의 작가들이 전시 공간이 두개로 늘어난 갤러리의 새 공간에서 다시 시작된다. 구지언, 김지윤, 김형관, 서제만, 이광호, 이인현 작가의 《본능적으로, 둘》. 여기서 다시 한 번 본능을 이야기해보자.

      왜 ‘본능적으로’였나? 그들이 모였을 때 유행한 노래였기 때문에. 그들은 왜 모였나? 학연으로 묶인 친한 사람들이니까. 그들을 묶은 학연은 무엇인가? 미술, 그림. 그들은 왜 그것을 하는가? 도대체 왜? 이유를 찾아 간 물음은 결국 처음으로 돌아온다. 그냥, 특별한 이유 없이, 끌려서, ‘본능적으로’. 본능은 이유가 없다. 끌리는 것을 추동하고 싶은 억누를 수 없는 욕망은 사람으로 하여금 무엇인가를 하게 이끈다. 생존을 위한 행동을 하게 하고, 이를 거부하게도 하며, 사람들을 모이게도 하고, 어떤 일을 지속적으로 혹은 간헐적으로 하게 만든다. 거창한 이유 없이, 자유롭게 그저 떠오르는 대로 12년 전 전시를 함께 했던 세 작가는 다시 모여 전시를 이야기하고, 떠오르는 작가를 이야기하며 그렇게 도모된 전시가 다시 한 번 작품을 모이게 한다. 그 많은 본능 중에서 어느 하나의 본능이 이들을 모이게 하고 행위를 지속하게 한다. 그렇다면 12년 전 그때의 본능, 지금껏 이어지고 있는 본능이 무엇인지 감히 이야기해본다. 그것은 그림의 본능이다.

      눈에 보이는 결과물을 내놓는 시각예술은 작가의 충동에서 시작된다. 그들은 끌리는 것이 무엇이건 간에 눈에 보이는 작품으로 풀어내려 한다. 먼저 눈에 보이는 것을 작품에 담는 사람들이 있다. 이광호는 특정 대상을 재현한다. 그의 눈을 끌어 그려진 것은 재현이라는 단어로 표현되기 힘들만큼 생생한 무엇인가가 된다. 그것은 대상 그 자체가 아니라 그의 내면이 투사되어 새로 만들어진 것이기 때문이다. 서제만은 그의 경험이 자신에게 남긴 흔적을 그린다. 조각처럼 남은 이미지를 기억과 감정에 기대 그려낸 풍경은 어디에도 없는 이미지로 변용된다. 김지윤은 경이롭고도 무서운 우주의 반짝이는 것, 별에 끌린다. 그녀는 우주를 생각하며 목판을 파고, 얼굴의 점에서 별을 찾아 화면으로 옮긴다. 그런가 하면 보이지 않는 무언가를 그리는 사람들이 있다. 김형관은 뚜렷한 목적 없이 마음이 가는 색을 골라 화면에 흐르도록 손을 움직인다. 이윽고 화면에 나타난 어떤 형태를 통해 그는 자신의 본능을 마주한다. 구지언은 자신이 추구하는 것, 양성을 아우르는 젠더 정체성을 무신도의 형태를 빌어 형상화한다. 작품 속 인물은 성의 틀을 해체하며 오롯이 자기 자신의 모습으로 서있다. 이인현은 회화에 대한 철학적 사유를 작품으로 풀어낸다. 그가 탐구한 회화의 구조적 개념은 프레임을 넘어 무형의 공간을 포함한 작품으로 구현된다.

      본능은 본능끼리 모여 커다란 움직임이 되었을 때 그 정체를 또렷하게 드러낸다. 무성생식을 하는 동물들을 거느리고 화려한 색으로 무장한 구지언의 중성신은 건조한 화면 속에서 바싹 마른 덤불과 함께 묵직하게 자리잡은 이광호의 바위처럼 단단한 자신만의 정체성을 뿌리내린다. 김형관이 화면에 정처 없이 흘린 물감은 사람의 얼굴이 되어 서제만의 강렬한 기억에서 비롯된 알 수 없는 풍경 옆에 자리한다. 회화의 구조에 대한 끝없는 탐구를 담은 이인현 작품의 간결한 조형성은 김지윤의 작품 속 티 없이 맑은 별빛처럼 빛난다. 자신이 끌리는 것을 추구하고 그것을 구현하여 눈으로 확인하고야 마는 이들은 이렇게 서로의 곁에서 본능의 색을 드러낸다. 그림의 본능을 가진 이들이 거대한 목적없이 자연스럽게 이끌려 나누는 본능의 이야기들. 《본능적으로, 둘》은 그 이야기를 풀어내는 장이며, 그림의 본능을 따르는 자들이 있는 한 그 장은 계속될 것이다.

​전희정(갤러리 소소)

An Instinct to Paint

 

 

      The three artists randomly talk about all kinds of stories happening in the world over a drink. Their conversation reaches a point of touching upon the news of a popular song sung at a TV audition show, and they came up with the exhibition title. The exhibition held in 2010 titled Instinctive at Gallery SoSo in Heyri was curated in such a natural way like water or alcohol flew in at a meet-up of three artists at a gallery - Hyung Gwan Kim, Lee Kwang-Ho and Inhyeon Lee – who knew each other quite well. The theme “instinct” jokingly picked up was expressed in various paintings: Hyung Gwan Kim’s painting on human body parts that breathed, ate, and excreted by Hyung Gwan Kim, Lee Kwang-Ho’s painting on a massive loaf of bread vividly depicted as if being touchable, and Inhyeon Lee’s painting filled with traces of paint on the canvas. A random flow of their topics stayed on the keyword of instinct, and what was their motif for turning instinct into art of their own? Now, 12 years have passed since then, and Instinctive, Two is held with six artists – double the number of the previous one – in a new space where there are now two exhibition spaces. Jiun Koo, Kim Jee Yun, Hyung Gwan Kim, Jeman Seo, Lee Kwang-Ho and Inhyeon Lee are to show their works in Instinctive, Two. Let us talk about instinct again here.

      Then, why did they pick “Instinctive”? Maybe because it was a popular song when they got together. Why did they get together? They are close friends bound by school ties. What is the connection that binds them? Art, painting. Why do they do that? Why on earth? The question of finding a reason eventually returns to be beginning. “For no particular reason,” “Drawn to it,” or “Instinctively.” Instinct is without reason. The irresistible desire to drive the attraction leads a person to do something. It makes you act for survival, it makes you reject it, it makes people gather, and it makes you do something continuously or intermittently. The three artists, who freely put up their exhibition 12 years ago without grandiose reasons, have gathered again to talk about the exhibition, talk about rising artists, and the exhibition that was planned like that brings the works together once again. One of the many instincts brings them together and keeps them going. If so, one might dare to talk about the instinct that was discussed 12 years ago and the instinct that has continued so far. It is the instinct to paint.

      Visual art that produces visible results begins with an artist’s impulse. They try to convey whatever is attractive with visible works. Some artists put what they see in their works first. Lee Kwang-Ho reproduces a specific object. What is drawn by catching his attention becomes something so vivid that it is difficult to express by the word “reproduction.” It is not because of the object itself, but because his inner self was projected and newly created. Jeman Seo paints the traces of his experience. The scenery, which draws the remaining image like a sculpture against memories and emotions, is transformed into an image that is nowhere else. Kim Jee Yun is drawn to the amazing and frightening glitter of the universe, the stars. She engraves into the woodblock thinking of space, finds stars at points on people’s faces and moves them to the pictorial plane. On the other hand, there are artists who draw something invisible. Hyung Gwan Kim picks the color of his heart and moves his hand to flow on the canvas without a clear purpose. Eventually, he encounters his instinct through some form that appears on canvas. Jiun Koo embodies what the artist pursues, gender identity that encompasses all genders in the form of atheism. The character in the work stands as who the person is, dismantling the frame of the gender. Inhyeon Lee explains philosophical thoughts about painting through work. The structural concept of painting explored is embodied in works including intangible spaces beyond frames.

      Instincts reveal their identity clearly once they gather among themselves and become a big move. A neutral god in Jiun Koo’s work armed with colorful colors with asexual reproductive animals roots down the identity of one’s own being as robust as Lee Kwang-Ho’s rock on a monotonous canvas. The paint that Hyung Gwan Kim spilled aimlessly on canvas becomes a human face and sits next to an unknown landscape that originated from Jeman Seo’s own intense memory. The simple figurativeness of Inhyeon Lee’s work, which contains an endless exploration of the structure of painting, shines like a clear starlight in Kim Jee Yun’s work. They are those that pursue what they are attracted to, realize it, and check it with their eyes, thus revealing colors of instinct next to each other. Stories on instinct where those with an instinct to paint being told as they are naturally drawn to it without a great purpose. Instinctive, Two is a chapter that tells the story, and chapter will be continued as long as there are people who follow the instinct of painting.

 

Chun Heejung(Gallery SoSo)